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 / 시대착오적 상상력
- 무의식
학생 때 매일 똑같이 다니던 등하교길
매일 차창 밖을 보며 잡생각과 졸음과 멍때림으로 오갔던
그러던 어느날
그래 결심했어
그리고는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을 떠올렸어
그리고 그 것에 어울리는 멋진 네임을 생각하기로 했지
매일 등하교길 창밖을 보며 골똘히 생각했어
다시 그러던 어느날
그래 결심했어
그리고는 드디어
어느 한 네임을 생각해냈지
그래.. 이거야 제법 멋진데
역시 나는 잘난 거 맞지
그런데
영화 자막같이 떠오르는
그즈음으로부터.. 약 수개월 후
어느 등하교길
문득 어느 건물을 지나다가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붙어있었던
나의 크리에티브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그 네임과
똑같은 간판을 발견했던거지
- 의식
그와 정 반대의 경우도 있어
아니 매우 많고 더 많을 수도 있지
아마 그것은 보통 우리 대중의 시야에
아마도 여전히 다만 드러나지 않아서일 뿐
자신 스스로를 모른 체 하고 있을 뿐이지
어쨌든 그것들은 자신의 생각이 아닐 뿐이지
- 지푸라기
어쨌든
지푸라기라는 건
부서진 짚의 부스러기라 할수있다
더불어
짐승이란 사람 아닌 동물을 이르는 거라할 수있다
또는 잔인하거나 야만적인 이의 비유일 수도 있다
그래서 보자면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은
아무 단순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있다
- 혹시 프로젝트를 위한 프로젝트
그저 일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할 수도 있다
그나마 투자가 되니 이 정도 딜이라 할 수도 있다
그동안의 촉과 감을 무시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동안 연줄과 운으로 보건대 박이라 예상할 수도 있다
뒤끝 아닌척 다시 돌아보며 대체 뭐야 할 수도 있다
한물간 자포자기식 레트로 타이틀일 수도 있다
올드한 중고를 신상으로 포장한 제품일 수도 있다
이래저래 글이야 책으로 낸다니 그럴 수도 있다
단순히 어느 외국의 한 소설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식으로라면 쭈욱 말할 수 있다
영화 장르의 한 장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시나리오의 한 지름길이라 말할 수도 있다
각색의 한 편의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연출의 한 패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제작 시작의 전형적 프로어로 볼수도 있다
연기자들의 무난한 선택이라 생각할 수 있다
투자사는 BEP 넘을 프로젝트라고 영접할 수도 있다
배급사는 리스크 적은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작가는 원작의 판매 증가를 상상할 수도 있다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적지않은 기대를 할 수도 있다
또 뭐가 있나 계속 머릴 굴릴 수 안 굴릴 수도 있다
극장 주변 카페 푸드코트들도 쪼금 기대할 수도 있다
제작사도 박터진 범죄스릴러 족보를 기대할 수도 있다
감독은 여러 시상식 무대의상 준비를 상상 고민할 수도 있다
제작 관계자들은 대박 인터뷰 준비를 걱정할 수도 있다
개봉일 전날 불면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제 그만 나열 할 수도 있다
- 극장
영화는
시작부터
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그만큼 영화는 시작이 중요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 레트로삘의 긴 타이틀을
치렁이며 등장하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답답한 루비통가방 밑바닥에 붙어 따라간다
이런 각도는
어느 초등학교 재학 때부터인가부터 익숙하다
그러므로
바야흐로 지금
시작하려는 이 영화는
설마 앞으로 두어시간 동안
어느 미지의 막역한 정관계 관련 자금도
혹은 어느 간지나는 조직의 타겟 머니도 아닌
그냥 저 불뚝한 루비통 돈가방을 찾기위한
이십세기말 복고 밀당을 시작하려는겨
주말 런닝맨에서 많이 봤던 그런
살짝 실망 의구심이 밀려올 쯤
폼나게 나타나는
제1장
아.. 이야
이 영화.. 이런 거구낭
고고구망 고구마
그리고 좀 가다
한 쿼터쯤
다시 또
제2장
아니 뭐.. 굳이
뭘 했다고 벌써 2장 운운
이럴 거 까지 없을 거 같은데
좀 보니 별특무 안복잡 안궁인데
아니 이거야말로 이미 언젠부턴가 이십여년 넘게
기억도 가물한 그 옛날 어느 시골 저수지의 타란티노부터 록스탁앤투로부터 돼지 우물 빠진 날서부터 스내치를 거쳐 다시 크래쉬로부터 독립 단편 중편 장단편 편편 필름들에서부터 수도없이 트레이닝 되고 인용되고 차용되고 오마주 되서 이제는 비선인지 나선인지 선형인지 원형인지 귀납적이면서도 연역적 인지 형식인지 장르인지 개성인지 선수친 가이리치도 이미 한바탕 휘젓고나간 고대 그리크 스콜라 멤버쉽 이십프로 골드는 오십프로 디씨 메리트 회원 친구였는지 아니더라도 이미 그 옛날 티비 베스트극장 뒷골목들도 마니 거쳐 이제는 돌아와 국화꽃 옆 고시원 책상에 앉아 대학생 대상 공모전을 보며 영화 공부를 시작한 어느 고등학생이 벤치마킹해서 성공한 어느 엘에이 비디오샵 종업원처럼 옛날옛적 할리우드 옆 충무로 근처에서 독학하며 성공했던 스토리 등을 갈무리 없이 모아모아 갈고닦아 서서히 기초 베이스를 거쳐 비장의 습작 스텝 클래스에 겨우 이를락말락 하던 차에 겨우 문밖으로 나가보니 어느새 이미 세상은 만화서부터 웹툰의 길을 걸어온 넘쳐나는 이들과 마주쳐 녹사평 육교 위에서 유턴하다 서서 끝까지 보게된 이태원클라쓰 애들을 대개 척 만나보면 그 시절 차근 차근 번지르르한 눈길 주고받으며 엄한 추측으로 극장문 나오면서 범인은 절음발이다 하고 선빵치던 시절이 떠오르면서 초저녁 동네 골목 비디오방에서 라면 먹다 마주친 초면의 클래식 펄프픽션 보면서 이 영화 시작부터 지리네 뭐 이딴 영화가 어디갔다 이제왔니 뿜뿜 오동동 달밝은 밤에 삼삼오오 앉아서 밤새도록 바람피던 그 시절의 무의식적인 기억들과 가끔 쪽팔리기도 했던 추억들이 한바탕 지나가면 그제서야 관객들은 저마다 머리 속 오만가지 스토리 예상 전개에 대해 퍼즐과 정답들을 꿰차고있을법할 수도 있는데 굳이 쿼터 타임들마다 친절하게도 안궁 인물과 안복 스토리 정리를 서베이 해가면서 정기적으로 섹션을 정리정돈하면서 새삼 분위기를 우일신해주는 게 다만 궁금할 뿐
그런데 사실
사장님
이제
요샌
이런 사양은
좀 리스크 부담이 있는거라
이태원 애들도 이태원 안간지 좀 됐는데
구제품 말고 에어플라이 신상에 빠지고싶다고
몇번 튀겨 먹었지만 굳이 다시 또 업튀 해야겠다면
쫌 늘 불안해하는 척하면서 긴장감을 찾아보긴하겠는데
거참 왜 계속 튀기는거 같은데도 긴장간장게장이 없냐고
- 패인의 시작
제1장 섹션의 오류
예를들면 이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자꾸 무슨 장을 나누는지
타짜 원잭이야 애초부터 시리즈 지명도로 따라한 거라해도
제2장 캐릭터의 오류
예를들면 무간도가 깡패고 범죄도시가 양아치라면
박사장과 메기는 단지 보기싫고 지저분한 캐릭터니
제3장 각색의 오류
예를들면 막가는 듯 섹션 장마다 찐한 에피소드로 터지는 스내치나
그 옛적 수미상응 시너지로 놀라케한 고전 펄프픽션은 차치하고라도
제4장 컨셉의 오류
예를들면 사람은 체질에 따라 진단이 다를 수 있으니
짐승들 나오는 영화도 체질에 따라 진단 컨셉이 맞아야
- 패인의 기억
제5장 선택의 오류
다시
돌아와
우리의
나이스한
대부분 모든
일반 관객들은
이십여년 또는 그 이상 넘게
집에서 극장을 오가면서 차창 밖으로
네온사인처럼 명멸했던 그 수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이미 그 성장기 감성적 브레인 속 의식과 무의식 속에
온갖 유명 대박 각양각색 유형 패턴 전개 형태 등 영화들이
그 옛날 등교길을 오가며 무의식 속에 쳐박힌 간판 네임들처럼
매트릭스 언리미트 CPU 업데이트 씨줄날줄 입력이 되있자녀
제6장
또
굳이
그렇다고
그 이상도
예를 들자면
오랜동안 나름
승승장구 하고있던
그 올드한 매너리즘의 오류
어쩌구저쩌구 할 수는 없는 거 자녀
- 구분
그래서어우아이아
우린 가끔 정리해야 한다
이십여년 넘게 오랜 세월동안
머리 속 다락 서랍 속에 처박혔던
이게 리얼리 내 크리에티븐지 아닌지
뒤섞여있던 상상력들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뉴원과 올드원들을 구분해야 한다
- 세기말
그러다보면
혹시
헐
그건
아마도
사랑일거야
같은 거 말고
굳이 다시 말하자면
그 상상력 의식 무의식이란
이십세기폭스 세기말 년도 근처
아니면 대략 그해 여름 장마철 즈음
그 후덥 눅눅한 습기 가득했던 그 사무실
그 어느 창고 책장 서랍 속에 처박혀 있던
바로 그 색바랜 그 비디오들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