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이다
기차 안이다
간간이 빈 자리가 눈에 띈다
저만치 칸막이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선다
언뜻 보아도 상당한 미인임을 알수있다
좁은 통로를 조심스럽게 비틀거리며 걸어온다
왠지 어딘가 불편한 듯 보이는 여인
중간쯤에서 옆의 좌석을 붙잡고 멈춰선다
좌석에 앉아있던 어느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순간 누구 먼저인지 모르게 권총을 뽑아드는 두 사람
동시에 한발의 총성이 울린다
재빨리 객실칸 문을 열고 나가는 여인
객차 연결칸의 바깥문을 활짝 열고 나가선다
보름달이 떠있는 밤
강 위의 철교다리를 건너고 있는 기차
여인은 잠시 무심한 표정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다가 곧 마치 스프링처럼 위로 솟구쳐 오른다
유난히 드높아 보이는 휘영청한 밤하늘의 보름달
그 거대한 보름달 속을 뚫고 날아오르는 여인의 실루엣
나는 이해자가 아니다
그리하여
어느 외딴 곳의 한적한 건물
오밀조밀 초등학교 교실인 듯한 공간들
교실 안에 몇명의 어린 학생들이 보인다
왠지 초조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금방이라도 울 듯한 모습들
강단의 여선생은 그들에게 침착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 또한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순간.. 쿵 쿠쿵 우웅
어디선가 알수없는 진동이 다가온다
정체와 성별을 알수없는 괴성들도 들려온다
공포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들
쿠오오 - 우오오 쿵
갑자기 창문이 깨지며 뭔가 날아들어온다
무기덩어리 삽자루.. 아니 커다란 돌덩어리들인가..
이어 우두두둑.. 지축을 흔드는 굉음들
커다란 암석만한 크기의 시커면 자루들이 날아든다
한쪽 구석으로 우루루 피하는 아이들
아이들보다 더 공포스러워 보이는 여선생
서서히 연체동물처럼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덩어리들
그리고는 아이들을 향해 공격을 시도한다
아이들은 뒷걸음 치며 손사래를 친다
급기야 거대한 괴물체가 아이들을 향해 덥치는 순간
그중 한 아이가 앞으로 나서며 손사래를 친다
동시에 들려오는 알수없는 언어의 괴성
@$%*%+>..
순간 커다랗고 눈부신 섬광이 번쩍인다
아이의 앞에서 물방울처럼 사라져버리는 괴물체
이어 그 아이 한번의 손짓마다 사라져버리는 괴물체들
뭐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모두들 놀라 그 아이 쪽을 바라보는 순간
앳된 소녀의 모습.. 인데
그러나 그 모습이 서서히 일그러지며 변해간다
도저히 사람이라 형용할 수 없는 모습으로
웅장한 충돌음들과 함께 주위가 변하고
전혀 다른 세상의 지층들이 서열을 이루기 시작한다
기괴한
웹툰의 세상.. 인가
아무도 괴물이 아니다
프릭스..
괴물이라고..
아니면 괴물이 아니라고.. 그런거겠지
스토리는
과연 초반을 지나 어느새 중반경
기발스럽게 별다른 설명같은 거 없이
저예산답게 이동 동선 배경 변화 없이
특별한 소품 특수 장치 등 없이 알뜰하게 흘러간다
어린 클로이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아빠인 헨리와의 알수없는 갈등의 원인들
시공간 등의 난해 난도한 편집들과
그러다가
사알 살살
설정의 집중력이 느슨해질 때쯤
그로테스크하게시리 들려오는 아이스크림트럭 시그널과
미스테리우스한 미스터 스노우콘 할아버지 등장
이어 조금씩 장르의 각도기가 돌아가면서
요
쯤에서부터
영화는 조금 조금씩
그럼 그렇지.. 했었던.. 예상으로
기존의 익숙한 스토리 패턴들이 등장하는 듯 하면서
모처의 기관원들
죄어오는 수색 속에서
드디어 아마추어 프로 뒤섞인 난타전이 벌어지고
문득
어느새
판타지미스터리스릴러에스에프수사액션드라마적
영화 외적인 입장이 되어 보건대
그렇다면
대개 경험상 이런 패턴 보다보면 그렇듯이
관객은 누구편을 들어야하는거지
근데.. 그래 그래도 꼭 이런 거 보면서
어쩌저쩌 하는 것도 그렇고 장점만 보자구
이런 옳고그름 편같은 거 따지는 것도 뭣하자녀
그럴 뭐 꺼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영화는 설정이 다가 아니다
갠적으로 보건대
혼자 생각컨대
포스트잇 메모지처럼
중얼거려보는건대
영화가 어려운 것 중 하나
바로 이런 거인 듯 한대
이를테면
그 누구보다도 기발하고
그 무엇보다도 놀랍고
그 뭣들도 상상치 못했고
뭐 기타 등등
그 무수한 것들.. 의 이야기거리들과
과연 나 혼자만이라고라 생각했었었었던
그 지니우스적인 알라딘 발상들 이러이러한 설정들
그리하여 셀프 무릎치며 아 나는 증말로 천잰가바
리얼리천잰가바본가만앞뒤로바도천재바보야
근데 세상이 이런 날 왜 가만 내버려두지말지
아이런 이 어린 왕자 모자 살모사 같은 바보
우리는 해설자가 아니다
각설하고
기발 초유 뭐 다 좋은대
베이스 틀과 폼생폼사들이야
영화 기재 안에서 놀아야되니
던져논 설정들의 그 시작과 맺음이
최소한의 말이 되고나말이야 된다는
하다못해 헌책방에 버려진 만화책도
유치할지언정 기발하고 재밌는 이야기자녀
그 설정에 대한 해결을 주지 않고는
막 던지는 거 좋은데
막 펼쳐놓는 거 할 수 있는데
끝까지 개발에 땀 내는 거 다 좋은데
헐 던지기만하다보니 시간이 다됐네
그냥 저들끼리 날아가버리면 뭐쩌냐고
퍼질러놓은 뒷처리들을 해놓고 끝내야
이머리저머리잔머리돌머리 굴리던 이들에게
유머든 코믹이든 열린끝이든 상상 속 코드든
뭐라도 좀 뒷처리할 코드를 주며 엔딩하면서
저마다 자기 해석의 명분이나 빌미라도 좀 줘야
원두든 라떼든 에스프레쏘건 자판이든 각자에 따라
흐음.. 이건 말야
X네
그들의 자손이네
아니냐
고래.. 그럼.. Y맨이네
아닐걸
Z.. Z.. Z ..
이봐 코는 골지말자말이야
커흐음.. 좀이라도 흐음 그래 재밌네
좀 그렇네.. 근데 그럴수 있지 저 정도면 잼나네 뭐
더군다나 대중을 상대하려는 것이니 지지거리며
왈가왈부왈왈왈 할 수 있을 거자녀
보고나니 괜히 살짝 싸하자녀
근데
항상 이럴 때
꼭 그런 이들 있자녀
특히 각양각색 관련 사이트 리뷰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외팔이 검객처럼 나타나
작가도 생각 못했을 것 같은 영화 전반의 메타포적 이데올로기나
연출자의 그 숨어있는 깊은 뜻 내지는 고차차기원적 의도까지
수학 공식처럼 밑줄 직좍 그면서 화려한 수사와 함께
마치 해당 영화 생산라인 담당 조교처럼
디텔 해몽해주는 이들 있자녀
그러다가 간혹
혹시 감독님이세요 아님 마케팅 직원 등등
애교어린 질문까지 받는 이들 말이야
또 모르지
그 외 들 일지도
소위 각종 대내외 관계자들
또는 제작 이해 타산 관계자 외
혹은 연출 기획 감독 프로듀서 배급 제공 등
제작진 언론 홍보 배포 자료들 집중 예습 복습자들
혹은 심층 분석 또는 관련 영상 자료 교수 연구자 등들 말야
그리하여
그러다가 또
저러다가 보면 오히려
아 피곤.. 이 컴플레이너 관객들이란
정녕우리만천잰가바본가어부바둥기둥가
그럼천잰바본가만앞뒤로바도천재바보천재야
나는 로보트가 아니다
그리하여
그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 생각나자녀
혹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아닌게맞는게아닌지모르는게맞자녀
아니면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말하는 아이가 넌지난지우린쟤다자녀
어쨌든
나는 로보트가 아니자녀 - 구글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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