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트릭2020. 4. 17. 01:35

 

 

 

 

 




  1. 무의식

학생 때 매일 똑같이 다니던 등하교길

매일 차창 밖을 보며 잡생각과 졸음과 멍때림으로 오갔던

그러던 어느날 

그래 결심했어 

그리고는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을 떠올렸어

그리고 그 것에 어울리는 멋진 네임을 생각하기로 했지

매일 등하교길 창밖을 보며 골똘히 생각했어

다시 그러던 어느날 

그래 결심했어

그리고는 드디어

어느 한 네임을 생각해냈지

그래.. 이거야 제법 멋진데

역시 나는 잘난 거 맞지 

그런데

영화 자막같이 떠오르는

그즈음으로부터.. 약 수개월 후

어느 등하교길 

문득 어느 건물을 지나다가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붙어있었던

나의 크리에티브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그 네임과

똑같은 간판을 발견했던거지



 

  1. 의식

그와 정 반대의 경우도 있어

아니 매우 많고 더 많을 수도 있지

아마 그것은 보통 우리 대중의 시야에 

아마도 여전히 다만 드러나지 않아서일 뿐

자신 스스로를 모른 체 하고 있을 뿐이지

어쨌든 그것들은 자신의 생각이 아닐 뿐이지




  1. 지푸라기

어쨌든

지푸라기라는 건 

부서진 짚의 부스러기라 할수있다

더불어

짐승이란 사람 아닌 동물을 이르는 거라할 수있다

또는 잔인하거나 야만적인 이의 비유일 수도 있다

그래서 보자면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은

아무 단순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있다



 

 

 

 

 

  1. 혹시 프로젝트를 위한 프로젝트

그저 일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할 수도 있다

그나마 투자가 되니 이 정도 딜이라 할 수도 있다

그동안의 촉과 감을 무시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동안 연줄과 운으로 보건대 박이라 예상할 수도 있다

뒤끝 아닌척 다시 돌아보며 대체 뭐야 할 수도 있다  

한물간 자포자기식 레트로 타이틀일 수도 있다

올드한 중고를 신상으로 포장한 제품일 수도 있다

이래저래 글이야 책으로 낸다니 그럴 수도 있다  

단순히 어느 외국의 한 소설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식으로라면 쭈욱 말할 수 있다

영화 장르의 한 장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시나리오의 한 지름길이라 말할 수도 있다

각색의 한 편의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연출의 한 패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제작 시작의 전형적 프로어로 볼수도 있다

연기자들의 무난한 선택이라 생각할 수 있다

투자사는 BEP 넘을 프로젝트라고 영접할 수도 있다 

배급사는 리스크 적은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작가는 원작의 판매 증가를 상상할 수도 있다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적지않은 기대를 할 수도 있다

또 뭐가 있나 계속 머릴 굴릴 수 안 굴릴 수도 있다

극장 주변 카페 푸드코트들도 쪼금 기대할 수도 있다

제작사도 박터진 범죄스릴러 족보를 기대할 수도 있다

감독은 여러 시상식 무대의상 준비를 상상 고민할 수도 있다

제작 관계자들은 대박 인터뷰 준비를 걱정할 수도 있다 

개봉일 전날 불면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제 그만 나열 할 수도 있다





  1. 극장

영화는 

시작부터 

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그만큼 영화는 시작이 중요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 레트로삘의 긴 타이틀을

치렁이며 등장하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답답한 루비통가방 밑바닥에 붙어 따라간다

이런 각도는 

어느 초등학교 재학 때부터인가부터 익숙하다

그러므로 

바야흐로 지금

시작하려는 이 영화는 

설마 앞으로 두어시간 동안 

어느 미지의 막역한 정관계 관련 자금도 

혹은 어느 간지나는 조직의 타겟 머니도 아닌 

그냥 저 불뚝한 루비통 돈가방을 찾기위한

이십세기말 복고 밀당을 시작하려는겨

주말 런닝맨에서 많이 봤던 그런 

살짝 실망 의구심이 밀려올 쯤 

폼나게 나타나는  

제1장

아.. 이야

이 영화.. 이런 거구낭

고고구망 고구마

그리고 좀 가다

한 쿼터쯤 

다시 또 

제2장

아니 뭐.. 굳이 

뭘 했다고 벌써 2장 운운 

이럴 거 까지 없을 거 같은데

좀 보니 별특무 안복잡 안궁인데 

아니 이거야말로 이미 언젠부턴가 이십여년 넘게 

기억도 가물한 그 옛날 어느 시골 저수지의 타란티노부터 록스탁앤투로부터 돼지 우물 빠진 날서부터 스내치를 거쳐 다시 크래쉬로부터 독립 단편 중편 장단편 편편 필름들에서부터 수도없이 트레이닝 되고 인용되고 차용되고 오마주 되서 이제는 비선인지 나선인지 선형인지 원형인지 귀납적이면서도 연역적 인지 형식인지 장르인지 개성인지 선수친 가이리치도 이미 한바탕 휘젓고나간 고대 그리크 스콜라 멤버쉽 이십프로 골드는 오십프로 디씨 메리트 회원 친구였는지 아니더라도 이미 그 옛날 티비 베스트극장 뒷골목들도 마니 거쳐 이제는 돌아와 국화꽃 옆 고시원 책상에 앉아 대학생 대상 공모전을 보며 영화 공부를 시작한 어느 고등학생이 벤치마킹해서 성공한 어느 엘에이 비디오샵 종업원처럼 옛날옛적 할리우드 옆 충무로 근처에서 독학하며 성공했던 스토리 등을 갈무리 없이 모아모아 갈고닦아 서서히 기초 베이스를 거쳐 비장의 습작 스텝 클래스에 겨우 이를락말락 하던 차에 겨우 문밖으로 나가보니 어느새 이미 세상은 만화서부터 웹툰의 길을 걸어온 넘쳐나는 이들과 마주쳐 녹사평 육교 위에서 유턴하다 서서 끝까지 보게된 이태원클라쓰 애들을 대개 척 만나보면 그 시절 차근 차근 번지르르한 눈길 주고받으며 엄한 추측으로 극장문 나오면서 범인은 절음발이다 하고 선빵치던 시절이 떠오르면서 초저녁 동네 골목 비디오방에서 라면 먹다 마주친 초면의 클래식 펄프픽션 보면서 이 영화 시작부터 지리네 뭐 이딴 영화가 어디갔다 이제왔니 뿜뿜 오동동 달밝은 밤에 삼삼오오 앉아서 밤새도록 바람피던 그 시절의 무의식적인 기억들과 가끔 쪽팔리기도 했던 추억들이 한바탕 지나가면 그제서야 관객들은 저마다 머리 속 오만가지 스토리 예상 전개에 대해 퍼즐과 정답들을 꿰차고있을법할 수도 있는데 굳이 쿼터 타임들마다 친절하게도 안궁 인물과 안복 스토리 정리를 서베이 해가면서 정기적으로 섹션을 정리정돈하면서 새삼 분위기를 우일신해주는 게 다만 궁금할 뿐 

그런데 사실 

사장님

이제 

요샌 

이런 사양은 

좀 리스크 부담이 있는거라

이태원 애들도 이태원 안간지 좀 됐는데

구제품 말고 에어플라이 신상에 빠지고싶다고

몇번 튀겨 먹었지만 굳이 다시 또 업튀 해야겠다면

쫌 늘 불안해하는 척하면서 긴장감을 찾아보긴하겠는데  

거참 왜 계속 튀기는거 같은데도 긴장간장게장이 없냐고 




 

 

 

 

 

  1. 패인의 시작

 

제1장 섹션의 오류

 

예를들면 이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자꾸 무슨 장을 나누는지

타짜 원잭이야 애초부터 시리즈 지명도로 따라한 거라해도



제2장 캐릭터의 오류

 

예를들면 무간도가 깡패고 범죄도시가 양아치라면 

박사장과 메기는 단지 보기싫고 지저분한 캐릭터니



제3장 각색의 오류

 

예를들면 막가는 듯 섹션 장마다 찐한 에피소드로 터지는 스내치나 

그 옛적 수미상응 시너지로 놀라케한 고전 펄프픽션은 차치하고라도 



제4장 컨셉의 오류

 

예를들면 사람은 체질에 따라 진단이 다를 수 있으니 

짐승들 나오는 영화도 체질에 따라 진단 컨셉이 맞아야 




  1. 패인의 기억

 

제5장 선택의 오류

 

다시 

돌아와

우리의 

나이스한 

대부분 모든

일반 관객들은 

이십여년 또는 그 이상 넘게 

집에서 극장을 오가면서 차창 밖으로 

네온사인처럼 명멸했던 그 수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이미 그 성장기 감성적 브레인 속 의식과 무의식 속에 

온갖 유명 대박 각양각색 유형 패턴 전개 형태 등 영화들이

그 옛날 등교길을 오가며 무의식 속에 쳐박힌 간판 네임들처럼  

매트릭스 언리미트 CPU 업데이트 씨줄날줄 입력이 되있자녀

 

 

 

제6장

 

굳이 

그렇다고

그 이상도

예를 들자면 

오랜동안 나름

승승장구 하고있던

그 올드한 매너리즘의 오류

어쩌구저쩌구 할 수는 없는 거 자녀




 

 

 

 

 

 

  1. 구분

그래서어우아이아

우린 가끔 정리해야 한다

이십여년 넘게 오랜 세월동안 

머리 속 다락 서랍 속에 처박혔던

이게 리얼리 내 크리에티븐지 아닌지

뒤섞여있던 상상력들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뉴원과 올드원들을 구분해야 한다



 

  1. 세기말

 

그러다보면

혹시

그건

아마도

사랑일거야

같은 거 말고

굳이 다시 말하자면

그 상상력 의식 무의식이란  

이십세기폭스 세기말 년도 근처

아니면 대략 그해 여름 장마철 즈음

그 후덥 눅눅한 습기 가득했던 그 사무실

그 어느 창고 책장 서랍 속에 처박혀 있던 

바로 그 색바랜 그 비디오들이 아니었을까

 

 

 

 

 

 

 



 

 

 

 



Posted by GOLDEN TRICK
무비트릭2018. 11. 24. 04:46

 

 

 

 

 

 

 

1. 더 굳

 

 

 

 

아마

 

좀비 소재 영화들은 일반적으로 시선을 끄는 경향이 있다

 

옛날에는 어땠을까

 

조선 시대에 좀비가 창궐하는 이야기

 

이런 거 어때 재밌겠는데

 

국내외 좀비 영화 웹툰들에 대한 관심이 평타 이상은 되는 듯 하니

 

이런 관점이 크게 무리가 아닌 것으로 보였을 수 도 있다

 

게다가 굵직한 두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 이라니

 

 

 

 

 

 

 

 

 

2. 더 배드

 

 

 

 

그리하여

 

조선 시대 왕조들의 그 많고 많은 사건 사고 이야기 중에

 

왕위 찬탈과 역적 모의 혹은 모반 과 배신의 클리셰들을 엮어

 

좀비를 엮은 이야기를 선택했을 터인가

 

 

 

물론 주최측의 깊은 뜻과 선의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좀비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좀비들이 떼로 나올 때마다 갈수록 더 피로감이 느껴진다

 

새로운 에피소드 없이 수시로 몰려다니는 재탕 삼탕 장면을 봐야 하는 지루함

 

 

 

대부분 영화를 볼 때 좀 아닌 듯 싶으면

 

내 맘대로 나름 스스로

 

대안 아닌 대안 차선 위선 독선적인 장면 전개 등을 상상해보는 경향이 있는데

 

 

 

어쨌든

 

이를테면

 

일반적인 역사물의 경우 대개 보통 팩션이라는 쉴드를 치고 적당히 넘어가지만

 

창궐은

이런 좀비 소재를 특히 지나온 역사 속에 적용시키면서

 

좀비에 물려 죽은 조선의 왕과 세자의 자살 권력 암투 등을 엮어버린 지점에서

 

상상력 현실적 가정 설득력 등 사거리 신호등의 방향성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주로 좀비 소재란 것이 대부분 어느 가까운 미래 시점 미상 혹은 SF

 

아니면 어느 곳 또는 확인 미상의 어느 장소 등 배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런 스토리 라는 게 앞으로 우리 주변이나 세계의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모른다

 

그럴 수 있다라는 불확실성 가정 등으로 쉴드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창궐의 안타까운 패배를 보며,

 

어쨌든 영화라는 매체가 웹툰과는 다를진대

우리가 이미 지나온 과거 역사나 왕을 전면에 내세우며 

컨셉트에 적당치 않게 그 배경과 스케일에 너무 과욕을 부린 것이 아닌가

 

초반 외국인과 총포 거래 장면에서 좀비 발생의 복선을 깐 상태에서

 

창궐의 배경은 어느 지방 어느 성읍 혹은 특정 지역 등으로 제한했어야 하며

 

그 근거 또한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의 야사 혹은 비사 등으로

 

쉴드를 치며 이야기를 시작했어야 했다

 

그런 전제에 좀더 영화적 팩션이라는 설득력 보장 하에서

 

더욱더 자유롭고 대담하고 흥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신미양요 병자호란 임진왜란 등 정체불명 국적불명 외국인들과의 공식 비공식적

 

접촉 발생의 여지가 여느 지방 각 지역적으로 많이 있을 수 있었다는 가정하에

 

그 수많았던 외국인들과의 침략 전쟁 등을 겪으면서

 

어느 고가나 

고찰 고분 등에서 

고고히 발견된 고리타분한 

고서 속에 고이 고이 한번 더 

고전적으로 고스란히 고진감래 묻혀졌던

 

어느 지역 전설 혹은 지금은 사라진 어느 성읍의 이야기 등으로 설정을 했다면

 

좀더 설득력 있고 자유로운 상상 하에 한국형 조선 시대형 역사형 등 외의

 

사극 좀비 스타일 영화의 초석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소견

 

그러니 더불어

 

보통의 관객 입장에서 보건대

 

가까운 기억으로 곤지암

 

좀더 포함시켜 애기하자면 안시성 등의 한정된 지역내의

긴가민가 팩션이 먹히는 스토리나 설득력에 차라리 더 몰입할 수 있었다는

 

그것이 그대로 현실적 흥행 스코어로 연결될 수 있었다는 

역설적인 결과론을 추정할 수도 있다

 

 

 

 

 

 

 

 

 

3. 더 어글리

 

 

 

 

 

예나 지금이나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면 꼭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사이렌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폴리스

 

그래도 그 또한 영화가 좋으면 다 용서가 된다

 

     

 

주인공들이 싸우다 좀비 대장 남주가 쓰러지고

 

영화가 끝날 때가 되니

 

문득 기다렸다는 듯 관군과 백성들이 함께 힘차게 들어오는

 

게다가 정의의 남주는 지붕 위에 앉아 개념 대사를 날리는

 

씩씩한 엔딩을 보고

 

 

 

슬그머니 떠오르는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물론 영화 타이틀롤과 함께 엔리오 모리코네가 떠올랐지만

 

이 부분은

 

그래서 Ugly 하다는 건 아니고 

 

이 이야기 마무리는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겠다 하는 Agree 

 

좋은 마무리 였다는 Agree 

 

Agree 

 

 

 

  

 

 

 

 

 

 

4. 피에스

 

 

 

 

생각난 김에

 

올 들어 

여타의 망작 리스트를 대략 돌아보면

 

대개가 작품당 버짓 규모는

 

엔간한 기업들 자본금 정도를 핸드링 하는데

 

 

 

한편 이해는 가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프리 단계에서라도 대강 진단이 나올텐데

 

계속 줄줄이 망작 타선들인 거 보노라면

 

혹시라도

 

커진 펀드 시장 규모에 비해 

한정된 뻔한 인맥들 비지니스라서 그런가

 

아님 오래 묵은 포도주 같이 

서로 익숙하고 편한 관계라 그런가

 

아닌가

 

긴가 민가

 

아님 그냥 그게 실력인가

 

아님 작품을 못 알아보는 관객 탓인가

 

마케팅 탓인가

아님 마님 그럼

 

대체 왜 자꾸들 고구먹 말아먹

 

 

 

망하더라도 좀 적당히

 

여기저기 불똥 튀게하지는 말았으면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

 

하다못해 월급장이들 꽁냥이는

 

코스피 코스닥 같은 경제 동네까지 

민폐를 끼치지는 말았으면 하는

 

작고 소박한 

개미 같은  

 

소망

 

 

 

 

 

 

 

 

Posted by GOLDEN TRICK
무비트릭2018. 9. 15. 06:17

 

 

 

 

화면은 세련되고 컷 또한 유려하다

 

그 속을 노니는 연기도 부드럽고 깨끗하다

 

마치 현실의 곳이 아닌 어딘가 몽환의 자치구인 듯 하기도 하다

 

구질구질한 삶의 편견이나 찌질한 도덕의 비판은 택도 없고

 

고전적 미장센과 클래식이 어울리는 쿨한 공기 내음 속에서 저만치 희미한 물안개 근처 어딘가에서는 원숙하게 찌들은 묵직한 나이테의 원목 테이블에 진액같이 흐르는 달큰한 차의 향기라도 뿌옇게 뿜어져 나오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최소한

 

그리고 나서야 영화를 보아야 할 것이다

 

아니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에 대하여

 

그것은 주로 오랜동안 그의 머리 속에 있어 녹슬고 빛 바랜 톤을 카메라를 통하여 만들고 꾸며서 연출해놓은 것들에 관한 것일 것이다

 

 

 

 

 

 

 

 

그 속에 열일곱 소녀 은교(김고은)

 

그리고 노작가 이적요(박해일)

 

그의 제자 서지우(김무열) 등이 있다

 

 

 

처음부터 노작가 이적요는 자신의 늙고 추루해진 속살을 바라본다

 

어느날 나비처럼 날아와 의자 속에 파묻혀 잠들은 어린 소녀 은교

 

그러나 이런 경우 어리다곤 하지만 그것이 곧 순진하다는 것과는 별개일 수도 있다

 

또한 그것은 너무 익숙해 마치 어느 어디선가 보고 들었던 것 같아서

 

너무나 익숙해서 떠오르지 않는 알 수 없는 금언 같은

 

젊음이 너희의 노력으로 받은 상이 아닌 것처럼 

늙음 또한 나의 잘못으로 인한 벌이 아니라는

 

그런 이적요의 이성과 은교에 대한 본능의 대치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틈새를 지극히 현실의 시선으로 재단하고 파고 들어가는 공대생 제자 서지우

 

 

 

설정과 예정된 수순은 드러나있고

 

스토리는 단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미 결말은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이적요의 성정에 치우쳐있었고

 

다만 중간중간 끼어드는 저 공대생 서지우의 변수가 존재할 뿐 이다

 

 

 

 

 

 

 

 

고전적 연출 속에

 

스토리의 흐름은 차분한 듯 하지만  

 

어찌보면

 

이러한 인위적 스킬들은

 

키 작은 소재를 영상에 버무려 크게 희석시켜놓는 용액의 역할로 쓰인 듯 하다

 

또한

 

설마 이 영화는

 

종반 몇분간의 은교와 서지우의 그 격정을 대단한 히든카드로 보여주기 위해 그 길고 긴 시간 뒤의 짧은 크라이막스로 배치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적요의 마음을 향해 울먹이다 가는 은교는

 

왠지

 

문밖을 나가자마자

 

곧 정신을 차리고 다시 남자를 찾기위해 주위를 두리번 거릴 것 같다

 

그녀의 뜬금없는 자기변명처럼

 

외로워서

 

 

 

 

 

 

 

그래서

 

사실

이도 저도 아닌 회색 지점에서 그 정체성을 잃어버린

이 영화는

조금이라도 더 대박을 위해서라도

처음

첫 단추부터

은교의 관점으로 보여주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 후에야

 

비로서

 

문학이 아닌 이 영화는 모든 게 다 재편집 되면서

 

은교의 순진스럽고 야한 의도로 시작된 

 

빛 바랜 사춘기 시절

 

그녀의 단편적 자화상이라는 은밀한 그림들이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적요

 

서지우

 

그리고 감독

 

그 외 그녀의 삶을 스쳐 지나가는 모든 자들을

 

가차없이 삭제해버린 그녀의 은밀한 그림들이

 

 

 

Posted by GOLDEN TR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