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종수, 막둥이를 만나다
벤: 물론 청춘의 분노는 시대마다 다를 수 있지. 안그래요 종수씨?
종수: 예?
벤: 80년대 90년대가 다르고 당연히 지금 세대도 다를 거예요.
종수: 뭐라고요?
벤: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감독의 의도와 상관없이, 영화는 여전히
그 저변에 일산 파주 문산 대남 방송 등 접경지역이 주는 무언의 이데올로기를
지속적으로 반복 차용하고 있어요.
종수: 그런데, 말하는 게 왜 그렇게 어눌해요?
벤: 난 다른 사람 말하는 거 함부로 판단하지 않아요.
해미: 교포잖아.
종수: 교포?.. 무슨 교포?
해미: 그레이트 교포?.. 깔깔.. 그렇지만 그건 아무도 몰라.
벤: 그럼 종수씨는 왜 맨날 입을 반쯤 벌리고 다녀요?
종수: 제가요? 제가 그랬어요?
해미: 헝거, 그레이트 헝거 잖아. 깔깔..
벤: 아무튼, 감독의 20년전 작품인 초록물고기의 한석규가 버닝의 유아인으로 바뀌고,
그 대척점에 있는 문성근은 스티브연으로 그리고 심혜진은 전종서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영화의 기본 유전자가 유사하다는 거죠.
해미: 맞아 맞아 그런 거 같애. 나 갑자기 막 눈물이 나오려고 해...
벤: 후훗.. 안그래요 종수씨?
종수: 뭐가요?
벤: 글을 쓰신다니까 이런 거 잘 아실 거 아녜요?
종수: 아, 난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난 초록물고기의 막둥이처럼
그렇게 당하고만 있진 않을 거예요.
벤: 맞아요, 물론 그렇겠지요.
종수: 그리고 만약 내가 이 영화 속편을 쓴다면 아주 다르게 쓸 거예요.
벤: 뭐든지 미리 판단하지 마세요
종수: 뭐라고요?
벤: 난 판단 같은 거 안해요.
종수: 뭐라고요? 판단한다고?.. 난 해미를 사랑해요..
해미: 오, 그레이트 러버!
벤: 후훗.. 잠깐 떨 좀 하고.. 같이 할래요?
chapter2. 종수, 버닝2 시놉을 쓰기로 하다
벤: 아까 얘기했던 거 다시 말해봐.
해미: 아아, 그거..
벤: 그래, 그거 속편 쓰는 거. 종수씨 한테 이야기 해줘.
종수: 뭘 쓴다고요?
해미: 속편을 잘 쓰고 싶어? 그럼 그 영화에 전편이 없다는 것을 잊어버리면 돼..
벤: 그래 바로 그 거,
종수: 뭔소리야?
벤: 영화를 진짜 똑바로 보고 싶어요? 그럼 영화를 볼 때 감독의 명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잊어버리고 보면 돼요.
종수: 어이가 없네.. 지금 둘 다 이상한 거 알아요? 떨이 너무 독했던 거 아녜요?
벤: 푸훗.. 지금 종수씨는 내 얘기가 재미없지요?
종수: 나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요.
벤: 난 그저 내 생각을 말한 것 뿐 이예요.
종수: 어쨌든 나도 이제 글을 쓸 거예요.
해미: 오, 그래, 잘 됐네. 뭔데? 무슨 얘기를 쓸 건데?
종수: 버닝 투.. 버닝 그 다음 이야기를 쓸 거예요.
벤: 흠, 재밌겠는데. 다음에 꼭 보여주세요.
종수: 해미에게 먼저 보여줄 거예요.
해미: 그래, 나도 보고 싶어
벤: 나도 보고 싶은데.
종수: 뭐요?.. 난 해미를 사랑한다니까.
벤: 후흐흐..
종수: 에이씨 정말.. 난 해미를 사랑한다고!
chapter3. 벤, 종수가 쓴 버닝2의 시놉을 태우다
벤: 시놉?.. 아, 그거 태웠어..
해미: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또 막 눈물이 나는 거야..
종수: 에?.. 뭐라고요? 내가 쓴 시놉을 태웠다고?
벤: 내가 다 태웠다구.. 10초도 안 걸렸어요.
종수: 그건 불법 아닌가요?
벤: 그렇죠, 범죄지요.
해미: 그럼.. 원래 시놉이 없다는 걸 잊어버리고 다시 쓰는 거야.
벤: 그럼 쓰는 동안 우린 스파게티를 만들께요..
종수: 뭐라구? 기다려.. 나는 해미를 사랑한다구..
벤: 그래요, 그럼 우리 같이 기다려요.
종수: 아니, 난 해미만 사랑한다니까! 너 말고..
벤: 네, 그러세요.
종수: 아, 쓰벌.. 난 해미를 사랑한다고!
해미: 기다릴께, 그레이트 시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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