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급기야
은교가 떠난지
오 년여의 세월이 지난 후
감독은
다시 또
침묵의 최민식을 통해
어느 깊은 산간 마을 입구에 서있는 오래된 고목처럼
끝내 그 견고하고 올드한 나르시즘의 정점을 변치않고 보여주고야 만다
그것은 마치
어느 학생들의 습작에나 나올 법한
고전적 컨셉트 트릭을
대단히 감동적이며 비장한 희생양의 부성 서스펜스로 몰고가면서
어쨌든
기껏 결과적으로는
물질만능의 그릇된 판단과
노회한 계락으로 사회 시스템을 농락하며
자기중심적 가치관을 성취한
어느 후진 갑 정도 캐릭터에 대한 연민을 위해
연출과 연기의 열심을 보여준다
낯선 이국의 열정 패이
노점의 울컥한 국수가락 보트의 판타지 등으로
긴 시간 기다리며 보던 이들의 덤덤한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저들만의 장엄하고 클래식한 나르시즘에 푸욱 젖은 채
두겹 세겹 반복하는 감정과다 포장 속의 일방적 엔딩을 보여준다
하아..
그러나
혹시라도
이 영화라는 매체가
한두푼 남아도는 돈과
헤드끼리의 비지니스나 딜로
감히 세상을 향해 지르는 값비싼 종합예술만은 아닐진대
그렇다면
최소한 스톡홀롬 신드롬까지는 아닐지라도
또한 원작과의 컨셉트 방향이나 정서 등 차이에 대한 냉정한 모니터는 그만두고라도
어느 후진국형 돈칠갑한 소영웅주의자에 대한 헌사 같은 저 시대착오적인 감상적 착시 연출 보다는 차라리 좀더 참신한 쫄쫄이 디자인이나 유치한 변형이라도 또는 대중 부페식당 같은 다양한 의견 수렴한 각색에라도 힘쓰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쫌이라도 신파 따위에 대한 매우 영악한 자제라도 바람직하지 않았었던가
그러므로
돌아와
은교에 이어
다시 한번 보건대
그런 저편만을 편애하는 듯한
또는 그런 저들하고만 어울리고 싶어하는 듯한
이 영화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무조건 함께 동일한 나르시즘에 빠져야 할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그렇게 한다면 그럴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보는 이에 따라 각자의 감흥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해피엔드..
문득
감독의 전작을 떠올린다
나름 해피하게 보았던 영화 아니었던가
볼만한 작품 아니었던가
그래서인지
저래서인지
어쨌든 이번에는 다시
가제.. 음악앨범 이라니
뭐가 뭔지 뭔가라도
어디 다시 한번
이 감독의 대박을 보고싶은 궁금증이 있다
그러니
생각컨대
다음에 나타날 때는
부디
그 진부한 올드함과
거북한 그 나르시즘에서 벗어나기를
그리하여
언제였던가
그 시절
어느 시골 장바닥에 우르르 쏟아져있어
이름도 몰랐었던
그 울퉁불퉁하게 신선했던
생강처럼 단단해져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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